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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해외파 장관 내정자의 사임

작성자 :
POSMIT
작성일 :
2023-01-12 14:06
조회 :
258

서의호 칼럼 - 해외파 장관 내정자의 사임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1039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새 정부의 신임장관 내정자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내정자였을 것이다. 지금은 사임했지만 해외에 이민을 가서 성공한 한국계로서 최초의 해외파 장관에 대한 실험이었고, 그러기에 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을 끌었었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이 실험은 아쉽게도 불발로 끝났다. 

김종훈 박사는 가난 속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루슨트 테크놀로지, 벨연구소 등을 이끌면서 `기술개발을 통해 성공한 기업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포스텍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또한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기도 하면서 이론과 현실에 모두 강한 과학자였다. 그는 또한 미국-한국 관계를 더 가깝게 한 기여로 밴플리트 상을 받았고, 메릴랜드대학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한국의 먹거리를 창조한다는 새 정부의 야심작인 미래부장관이 됐다면 어떤 성과를 보여주었을지는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 한국의 벤처기업들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크게 공헌할 수도 있을수도 있고, 한국적 현실의 암초에 부딪혀 고전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험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그의 사임의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가장 문제가 됐던건 이중국적 문제였다. 그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수천억원의 패널티를 내면서까지 미국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까지 했지만, 이중국적 시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포스텍의 한 외국인 연구교수와 식사를 한적이 있는데, 이 교수는 미국, 호주, 영국의 3개의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3개 국가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하고 어우르는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교수의 다중국적 때문에 한국이 받는 이익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해외에서 방문하는 외국인 다중국적 연구자에게서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왜 이중국적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북한과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국적을 악용할 소지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운영의 묘를 살리면 이중국적의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김 박사가 힘들어 했던 부분은 죄인 다루듯이 하는 국회 청문회 문화였을 것이다. 개인적인 일과 사생활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공격하고 호통을 치는 청문회 문화는 정치선진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정책과 관련된 것, 정책수행과 관련된 준비나 자격사항에 대해 검증을 하는 것이 청문회의 목적인데도 우리 청문회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사생활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청문회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 장관이 될 분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우를 범할 수 있다. 

외국인 100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세계와의 교류는 이제 피할수 없는 명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린 글로벌 스탠더드에 좀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질타하고 있는 북한은 남과의 교류를 거부하고, 더욱 고립주의로 나가고 있다. 우린 그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좀더 개방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함으로써 체제적인 우위를 지속하는 길이 세계의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길일 것이다. 

봄 햇살이 따싸롭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들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한국적인 상황의 어려움을 딛고 우리가 진정 개방돼 세계인과 어울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통일은 그러한 개방적 토대 위에 다가올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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